[0010000] Enspiral 조직 구조: 개요
들어가며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선택권 없이 주어진 조직 구조에 충실하고 최적화 된 삶을 살아요. 리더가 될 기회가 종종 있지만 기존 조직을 유지하는게 편하고 만에 하나 변화를 줄려면 관성의 법칙을 톡톡히 느끼죠. 아주 드물게 리더 역할을 맡아 새롭게 조직을 구성할 기회가 주어지나 좋은 결과를 내야한다는 책임 외 여러가지 이유로 기존 조직 구조를 크게 벗어나는 시도는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대부분 조직은 흡사한 형태를 띄게 됩니다.
다양한 조직 구조에 대한 호기심은 기존 구조에 대한 불만이나 의심이 생기는 계기가 없다면 딱히 발현되지 않아요. 만약 그런 계기가 있다면 다른 형태로 구조를 만들어 보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돼요. 조직 구조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부터 작동하는 원리까지 그리고 왜 그런 구조를 갖추게 됐는지에 대한 이해는 이때부터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해요.
Enspiral은 이런 관점에서 신선했습니다.
- Enspiral 창시자 그리고 조직구성원들은 경제적 이득 극대화를 위해 최적화된 기존 조직 구조가 본인들이 가진 목적 달성을 위해 달라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가지고 10년 가량 이 실험에 전념했어요. 핸드북에 정리된 그들의 프로토콜은 이 헌신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어요.
- 지금 구조에 도달하기 위해 Enspiral 공동체가 겪었을 시행착오는 수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 느껴졌어요. 핸드북을 읽으면서 앞서 간 선구자의 고민의 깊이가 매 문단마다 느껴지고 단순히 우리보다 오래된 커뮤니티여서 여러 요소들을 쉽게 도입하는게 아니라 도입한다면 왜 도입하고 어떻게 도입 할지를 함께 고민하게 됐어요.
목적 없는 탈중앙화가 아닌 목적이 뚜렷한 Not 중앙화
우리가 아는 그 조직도가 맞습니다
Enspiral을 처음 접했을때 배경에서 비롯된 확증 편향으로 “Enspiral은 탈중앙화 조직”이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탈중앙화’라는 단어가 가지는 모호함을 생각하면 과거 언급했던 표현은 부정확했어요. 정확한 표현은 “Enspiral은 목적이 뚜렷한 Not 중앙화 조직”이라고 생각됩니다.
중앙화된 조직을 하나의 주체가 내부 자원으로만 운영한다고 했을때 Enspiral은 이 길을 걷지 않고 있어요. “More people working on stuff that matters”라는 만트라 아래 Enspiral 네트워크는 내외부에 있는 개인과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가진 조직들이 참여해 유지를 하고 있어요. 위계가 확실한 피라미드 구조나 기능/부서로 나누는게 본질적으로 나빠 조직 구조를 달리 하는게 아니에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조직화 했는데 미래에 무엇을 마주할지 모르면서 고착화 되기 일쑤인 구조를 선택 할 수는 없잖아요? ‘Not 중앙화’는 진화하며 유지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필수인 유연성과 다양성을 가능케하는 구조라고 이해를 하게 됐어요.
Enspiral 네트워크 구성요소
Enspiral 구성요소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분류가 가능하겠지만 저에게는 요소마다 다른 크기와 내외부를 구분하는 카테고리가 두드러졌어요. 특히 개인 ➡️ 작은 조직 ➡️ 큰 조직
과 내부 ➡️ 내외부 ➡️ 외부
로 이어지는 두개의 성장 트리는 조직의 진화와 실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 내부에서 시작한 개인 initiative는 큰 외부 조직이 되는걸 북극성으로 삼아 성장 할 수 있습니다. 성장과 조직의 크기는 개인이나 조직마다 추구하는 mission의 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빠르게 규모의 성장을 하지 않는다해서 정체된건 아닙니다. 무리하며 성장을 하지 않고 성장 페이스를 조절 할 수 있습니다.
- 부담 없이 작고 쉽게 시작하고 막다른 길에 부딪히면 언제나 엎고 다시 시작을 하면 됩니다.
- 개인이 조직화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으면 작은 조직을 꾸립니다. 작은 조직은 다른 내부 조직들과 협력관계를 거치며 커지면서 내외부의 성격을 띄고 최종적으로 네트워크에서 독립을 할지 안 할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 Member, Catalyst, Working Group, Enspiral Foundation과 Board of Directors는 네트워크가 돌아가기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이외 요소들은 조직의 성장을 수월히 하기 위해 단계별로 체계화 시키고 도와주는 지지대 역할을 합니다.
이런 구성요소들은 천의 날줄과 씨줄 같이 Enspiral을 구성하고 있으며 조직이 존재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추후 글은 위에 언급된 구성요소들을 크게 3가지인 개인, 내부 조직의 진화, Enspiral 재단으로 분류해 Enspiral 조직 구조를 더 자세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긴 글을 시간내 읽어주시고 다양한 커뮤니티 사례를 분석하며 논스에게 교훈을 적용하는 실험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동체를 운영하거나, 이런 실험을 하고 계시거나, 비슷한 고민이나 질문을 가지고 계시다면 자유롭게 hello@nonce.community 로 연락해주세요!